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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상실의 계절인가

  • Writer: Hyun Choi
    Hyun Choi
  • Aug 21, 2019
  • 1 min read

구혜선과 안재현이 이혼을 한다고 한다.

권태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아닐 수도 있지만) 권태기가 오면 다 끝나고 파하고 떠나고 해야 하는걸까. 좀 더 창의적으로 살 수는 없는 걸까?


난 결혼을 할까 말까 오랫동안 고민했다. 연애 때에 느끼는 사랑의 감정이라는 것이 결혼 후에는 무서운 속도로 변이를 계속하며 결국은 정 때문에, 의리로, 자식 때문에 살아가는 것 같아서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 느낀 것이 사실이었을까? 그것이 사랑의 다른 이름을 유한한 언어로 표현하자니 그렇게 나왔던 것이 아니었을까? 나는 너무 경험한 것이 없어서 행복이라는 것도 아주 조금만 알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한 자리에 오래 머무르거나 한 회사에 오랫동안 다니는 것도 루저로 치부해 버리기 일쑤였다. 권태롭게 여겨지기 전에 떠나고, 누군가가 왜 이렇게 여기에 오래 있냐고 묻기 전에 자리를 뜨는 것이 미덕인 것 같았다. 그래서 직장을 옮기고 거쳐를 옮기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오랫동안 돌아다니면서 얻은 결론은, 아 참 재밌게 살았다와 나와는 다르게 사는 아름다운 사람들도 참 많다는 정도?


나는 내가 이제는 권태로운 시기를 좀 더 창의적으로 지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질렸다는 어떤 것으로 다른 사람의 귀를 괴롭히지 않고, 내 입으로 죄 짓지 않고, 결국은 힙하고 건강한 부자로 늙어가고 싶어서 하는 조급한 마음의 결정을 조금씩 돌이키면서 말이다.

그리고 내가 머물러 있던 것을 이제는 아낌 없이 버리지 않고, 천천히 충분히 감상해서 고급스러운 감사기도를 하나님께 드리면서 늙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고 싶다.


*현재 권태기 상황 아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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